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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치 만족_05/02/2014


1. 1992년 미국 코넬대학에서 한 심리학 실험을 합니다.

하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메달을 딴 선수이 시상대에 오를 때, 어떤 표정을 짓는지 자세히 살피는 것입니다. 금메달 리스트는 말할 것도 없겠지요. 문제는 은메달과 동메달 리스트인데요, 의외의 실험 결과에 모두들 적잖이 놀랍니다. 많은 경우, 2등보다 3등을 한 선수들의 얼굴이 더 편하고 밝아보이는 것입니다. 대다수의 은메달 리스트들은 관중을 향해 손을 흔들어 답례를 하지만, 뒷표정에는 뭔가 아쉬움이 남습니다.

반면에 동메달 리스트들의 표정은 마냥 밝습니다. 반대편에 서 있는, 자기를 누르고 은메달을 딴 선수에게 악수까지 청하는 선수들도 적지 않습니다. 왜 그럴까요? 코넬 대학 연구진이 밝혀낸 이유는 은메달과 동메달 선수들의 기대치에 있었습니다. ‘내가 금메달을 딸 수도 있었는데…, 한 계단 높은 저 자리가 내 자리가 되었어야 하는데…’ 하는 아쉬움과 회한의 마음이 은메달 리스트의 마음에는 가득합니다.

반대로 동메달 리스트는 ‘하마터면 시상대에 오르지 못할 뻔했는데, 동메달이 어디야? 난 정말 운이 좋아’ 라고 생각합니다. 이 동메달 리스트들의 만족해 하는 심리를 “반대되는 대안(counterfactual alternative)”이라고 이름합니다. 기대치를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만족감의 정도는 달라진다는 이론입니다.


2. 제가 키가 작아서 그런지, 저는 저의 두 아이들이 키가 좀 컸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제자리 높이뛰기를 많이 하면 키가 큰다는 이야기를 어디선가 들은 적이 있어 틈나는대로 아이들이 높이 뛰도록 합니다. 저녁이면 종종 아이들과 함께 하는 게임이 있습니다. 종목명은 ‘아빠 손바닥 치기’입니다. 아빠가 손을 적당한 높이로 들고 서 있으면 두 녀석은 차례로 제자리 점프를 해서 하이파이브하듯이 아빠의 손바닥을 치는 것이죠. 게임에서 주의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아이들의 입에서 “아빠, 너무 높아요!” 라는 말이 나오면 안 됩니다. 물론, 아이들이 정해놓은 규칙입니다. 두번째 주의점이 있습니다. 아이들이 한두번 실패하면 반드시 높이를 낮춰 주어야 합니다. 한 두번 해보다가 안 될 것 같으면, 아예 게임 자체를 포기해버리기 때문입니다. 고사리같은 손이 아빠의 큰 손에 가뿐히 닿으면 환호성을 지릅니다. 올림픽 금메달 리스트 못지 않습니다. 그러면 “아빠, 오늘은 이제 그만 할래!” 라고 웃으며 말합니다. 성취의 만족감을 더 즐기려는 속셈인 것 같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얼마나 높이 뛰었나 서로 비교하며 수다를 떱니다. 아이들의 미니 올림픽에서도 적당한 기대치 설정이 관건임에 틀림없어 보입니다.


3. “반대 대안”을 찾는 지혜는 성경에서도 많이 찾아볼 수 있습니다. 구약 성경의 시편에 있는 131번째 시에서 시인은 이렇게 노래합니다. 『여호와여 내 마음이 교만치 아니하고 내 눈이 높지 아니하오며 / 내가 큰 일과 미치지 못할 기이한 일을 힘쓰지 아니하나이다. / 진실로 내가 내 심령으로 고요하고 평온케 하기를 / 젖뗀 아이가 그 어미 품에 있음 같게 하였나니 내 중심이 젖 뗀 아이와 같도다. / 이스라엘아 지금부터 영원까지 여호와를 바랄찌어다.』(시편131:1~3절) 경영 리더십의 대가 스티븐 코비가 그의 명저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이라는 책에서 말한 ‘영향력의 원’과 ‘관심의 원’이라는 개념도 이 시편의 내용과 일맥상통합니다. 세상에는 나에게 주어진 여건과 재능으로 바꾸거나 성취할 수 있는 일들이 있습니다. 이것들은 영향력의 원 안에 있는 것들입니다. 그러나 내가 성취하고 싶기는 하지만, 지금 나의 상황에서는 당장 실현하기가 불가능한 일들 즉, ‘큰 일과 미치지 못할 기이한 일’도 있습니다. 이것들은 관심의 원 안에 있는 일들입니다. 지혜로운 사람은 관심의 원보다는 영향력의 원에 집중합니다. 그리고 영향력의 원을 점차 넓혀감으로써 관심의 영역에 도달하도록 하는 사람입니다. 시편131편의 시인도 마찬가지로, 자신의 능력 밖의 일을 탐냄으로써 스스로를 불행과 불만족으로 밀어넣는 것이 아니라, 능력과 분수에 맞는 일을 할 때, 만족과 평안을 누릴 수 있음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그 비결은 ‘오늘’이라 불리우는 날동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내게 ‘필요한’ 분량만큼을 가지는 것입니다. 아쉬워하는 은메달보다는 만족하는 동메달이 훨씬 더 가치있는 메달일 것입니다.


4. 나는 지금의 나의 모습에 어느 정도 만족합니까? 소유하고 있는 것들, 아파트, 하우스, 미니밴, 세단, TV사이즈, 접시들, 소파, 원피스, 양복, 가게 건물 크기, 직장에서의 직급, 연봉, 지인들, 가족들의 상황 등 지금 하고 있는 일들은 어떻습니까? 어떤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까? 반복되는 단순한 일을 하고 있습니까? 혼자 하는 일입니까? 함께 협업해야 하는 일입니까? 혹시 지금 나의 삶이 불만족스럽다면 기대치 설정을 다시 해야 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너무 높은 기대치로 주변 사람들을 힘들게 하고 있다면 손바닥의 높이를 조금 낮추어 주는 여유를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 라인홀트 니버가 그의 설교 가운데서 인용한 것으로 유명한 시, ‘지혜를 구하는 기도’에 귀기울여 보는 건 어떨까요? 『하나님, 제가 바꿀 수 없는 일들을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의 평온함을, 제가 바꿀 수 있는 일들을 변경하는 용기를,그리고 그 둘의 차이점을 아는 지혜를 제게 허락하소서』


신자겸 목사 하나로교회 담임 972-488-0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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