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31/2015)
신목사의 아내는 종종 어깨를 주물러 달라고 남편에게 부탁합니다. 오랜 시간 컴퓨터 앞에 앉아 있거나 간 밤 잠자리가 불편할 때면 통증이 생깁니다. 어깨부터 통증은 시작되는데, 이걸 제 때 풀지 않으면 뒷 목줄기를 타고 올라와 두통으로까지 이어지는 것이 여간 힘든 게 아닙니다. 진통제를 한 두 알 먹어 보지만 약효는 잠시뿐 통증은 또다시 온 몸을 삼킬 듯이 덤벼드는 것 같습니다. 애교 반, 칭찬 반 섞인 목소리로 ‘남편 손이 약손’이라며 안마를 부탁을 합니다. 하지만 무심한 사내, 신목사에게는 아내의 이 목소리는 불청객이 대문을 두드리는 것과 같은 소리로 들립니다. “사모님, 거 참 좋은 전속 마사지사를 두셨군~” 남편의 불평 섞인 빈정거림(?)에도 불구하고 부탁하는 사모의 마음은 오죽했을까요. 그러던 어느 날, 사모는 싱글벙글한 얼굴을 하고는 현관을 들어오는 것입니다. 그러곤, “여보, 글쎄, 의사 선생님이 내 목을 ‘뚜두둑’ 소리가 나도록 이렇게 비틀더라구요. 그랬더니 글쎄, 여간 시원해지는 게 아니에요!” 이렇게 시작된 사모의 일장연설은 마치, 반 의사가 된 것 같은 어조로 바뀝니다. X-Ray사진이 어떻게 나왔다는 둥, 몇 번, 몇 번 디스크가 휘어졌다는 둥, 목뼈가 일자라는 둥… 그러나 신목사 귀에는 아내의 이 모든 말이 ‘여보, 이젠 당신이 안마해주지 않아도 돼요’ 라는 말로만 들립니다. ‘이젠 해방이다!’ 신목사의 입꼬리가 씨익 올라갑니다.
어째건, 치료를 받고 기뻐하는 아내의 모습을 보는 신목사에겐 정말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그리고, 평소 이러쿵, 저러쿵 하는 사람들의 말에는 귀를 잘 주지 않는 신목사였지만, 아내의 말을 듣고는 속는 셈치고 자기도 한번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목사님, 여기 X-Ray 사진을 보니까 지금 목이 많이 안 좋으신 것 같네요 … 경추 부분을 보시면 여기 비뚤어진 뼈 하나가 보이시죠? … 척추가 바로 서야 온 몸이 편하고, 정상적으로 기능합니다.”라고 말하며 치료를 시작한 의사는 ‘우두둑, 우두둑!’ 끔찍한(?) 소리와 함께 신목사의 어그러진 몸을 펴기 시작합니다. 이상한 것은 바른 자세로 교정해 놓았다는데, 몸은 더 불편하게 느껴지는 것입니다. “그건 그만큼 목사님의 몸이 비정상적인 자세에 익숙해져 있었기 때문이에요.” 의사 선생님의 말씀에, 신목사는 그래도 아프기만 한 등의 통증을 애써 참으며 못내 고개를 끄덕입니다. 집으로 돌아와 의사 선생님의 말을 곱씹던 신목사 마음에는 직업적인(?) 습관에서 오는 생각들이 슬슬 일어납니다. ‘내 몸이 얼마나 오랫동안 비정상적인 것을 정상적인 모습으로 내 몸이 잘못 인식하며 살아왔을까! … 척추가 바로 서야 몸이 바로 된다… 결국 문제는 척추네…’
신목사는 섬기고 있는 교회를 생각해 봅니다. ‘우리 교회의 척추는 바로 서 있는가? 예수님을 구주로 고백하는 믿음과 진리의 말씀 위에 서 있는가? 척추에서 뻗어 나온 신경들이 온몸 구석구석까지 미치듯이, 성경 말씀이 성도들의 삶의 작은 부분에까지 영향을 끼치고 있는가? 어긋난 목 뼈 하나 때문에 온 몸이 아픈데, 아파하는 성도는 없는가? 자기 만족과 영적 무사안일주의에 빠져 비정상적인 것을 정상적인 신앙생활로 여기며 살아가고 있지는 않는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들이 잠 못 이루게 할 것만 같은 밤입니다. 그러나 목은 한결 부드러워진 것이 여간 감사하지 않는 밤입니다.
신자겸 목사
하나로교회담임
972-488-0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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