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20/2015)
투명 콜라를 아시나요? 처음 들어보셨다구요? 처음 들어보시는 것이 당연합니다. 왜냐하면 투명 콜라는 월 마트가 아닌 박물관에 있기 때문입니다.
미시건주 앤아버(Ann Arbor)에는 ‘신제품 전시관’이라는 박물관이 있습니다. 이 박물관에서 인기 있는 전시품 중 하나가 펩시콜라에서 야심차게 내놓았던 ‘투명 콜라’입니다. 왜냐하면 ‘투명 콜라’는 시중에 나오자마자 소비자들에게 외면 당한 채,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신제품 전시관’은 실패한 상품들을 모아놓은 박물관입니다. 그래서 ‘실패한 상품 박물관 (the Museum of Failed Products)’이라는 별명으로 더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이 박물관은 ‘실패학(failure study)’을 연구하는 로버트 맥메스가 “신제품의 90%가 실패하는 이유는 뭘까?”라는 의문으로 1990년 설립한 이래로 약 13만 점의 상품들이 전시 중입니다.
3M사의 ‘포스트 잇(Post-It)’은 잘 아실 것입니다. 원래 3M사가 만들려고 했던 제품은 강력 접착제였지만 막상 만들어져 나온 제품은 실패작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프로젝트를 담당했던 아트 프라이(Art Fry)는 접착제의 구조를 작은 구 형태로 만들어 물체와 닿는 면적을 줄이자 쉽게 떨어지고 흔적도 남지 않았으며, 몇 번씩 다시 사용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포스트 잇은 원래 목적인 접착제로서 보자면 실패지만 약간의 발상전환으로 세계적인 히트상품이 되었던 것이죠.
우리가 씹는 껌 역시 실패의 산물입니다. 멕시코의 장군 출신 대통령인 안토니오 로페스 데 산타 안나는 공업적인 제조 목적으로 고무를 대체할만한 원료를 찾고 있었으며, ‘치클(chicle)’이라는 나무의 진액을 발견했습니다. 그는 곧 이것을 고무 대용품으로 사용할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미국인 발명가 토머스 애덤스에게 연구를 의뢰하게 됩니다.
그러나 거듭되는 실패로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치클을 씹어 보았는데, 결국 새로운 용도를 발견하게 됩니다. 이것이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씹는 추잉껌(chewing gum)의 발명으로 이어지게 된 것이죠.
실패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실패할 때 어떻게 실패하느냐가 더 중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실패를 통해 배우는 것이죠.
‘로봇 다리 세진이’로 잘 알려진 장애인 국가대표 수영선수 김세진 군이 말하길, 어릴 적 걷는 연습을 하기 전에 엄마가 이불을 깔아놓고 끊임없이 자기를 넘어뜨렸다고 합니다. 이유인 즉, 넘어질 때 잘 넘어지는 것과 넘어졌을 때 일어나는 법을 먼저 알려주기 위해서였다고 합니다.
세진 군의 고백은 에디슨의 명언을 연상시킵니다. ‘나는 10,000번을 실패한 것이 아니고, 전구가 켜지지 않는 10,000가지의 경우를 알아낸 것이다’ 라고 말한 그를 실패자로 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실패함으로써 성공을 향한 위험의 경우의 수가 그만큼 줄어든 것이라는 그의 말의 뜻은 참으로 마음에 새겨봄직 합니다.
미국의 유명한 극작가 사뮤엘 베케트(1906~1989)가 쓴 산문집 “Worstward Ho!”에 이런 대사가 나옵니다. “끊임없이 시도할 때마다 끊임없이 실패한다. (그러나) 뭐가 됐건 간에 또다시 시도하라! 또다시 실패하라. 더 나은 실패를 하라.”고 말합니다.
사람들은 인생의 년수가 더할수록 성공보다는 실패의 경험이 더 많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그러니 쌓이는 실패를 더 나은 도전을 위한 반면교사와 추진력으로 삼을 수 있게 된다면 오히려 실패를 할수록 더 많은 자원을 확보하는 셈입니다.
특히, 신앙생활에 있어서는 세진 군의 어머니와 같은 존재가 계시니 더 더군다나 마음 든든함을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 하루만큼은 두려워하지 말고, 넘어져보면 어떨까요?
신자겸 목사 하나로교회담임 972-488-0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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